Gilgal Recovery Mini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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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11 19:34
한국일보 4월 8일 2011
 글쓴이 : 관리자 (76.♡.150.139)
조회 : 2,835  

중독자 치유 앞장 서는 ‘중독 3관왕’

■ 금요기획/삶, 그리고 이야기 길갈미션
홍종철 대표의 소중한 사역

입력일자: 2011-04-08 (금)

알콜, 마약, 도박 중독 3관왕. 두 차례 중독재활센터 신세를 졌다. 처음에는 자진 입소해 재활에 성공한 후 사회에 복귀했다. 그러나 1년 만에 거의 죽다시피 해서 앰뷸런스에 실려 갔다. 마취과 의사로 중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홍종철(65·사진) 길갈미션 대표의 뜨거운 고백이다. 중독 치료와 회복을 돕는 비영리단체 ‘길갈미션’(GRM)을 설립한지 6년. 한인 알콜 중독자 모임으로 시작해 중독자와 그 가정을 위한 화요모임을 만들고, 사재를 털어 중독치유센터 ‘감사의 집’을 운영하는 그와의 인터뷰는 중독이 불치의 병이 아님을 믿게 했다. 오는 6월17일 로빈슨랜치 골프클럽에서 ‘중독자와 그 가정을 위한 회복 기금마련 친선 골프대회’를 갖는 홍종철 길갈미션 대표를 만났다. (글 하은선 기자·사진 김지민 기자)

삶의 목적도 희망도 잃고 나야 중독임을 인정한다. 보험기록이 남을까 봐 재활 치료비를 현금으로 지불할 때까지도 자신의 중독에 교만한 것이 인간이다. 경기고와 서울대 의대, 뉴욕 병원 인턴, UCLA 대학병원 레지던트까지 마친 그가 출구 없는 ‘중독’에서 빠져나온 것은 20여년 전 자살 시도를 하던 날이었다.

두 번째로 재활센터(rehab)에 다녀왔을 때는 3년쯤 술도 끊고 신앙생활에 충실했다. 드디어 새 삶이 열리구나 하는 순간 커머스 카지노에서 술에 취해 도박에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집으로 돌아와 침대 밑에 둔 엽총을 찾았지만 이미 아내가 치워버린 상태였죠. 죽지도 못하고 마냥 흑암에 끌려 들어가다가 내 가슴 속에서 울려나오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네 모습과 상관없이 너는 내 아들이다’는 하나님의 음성이었죠”

‘잘 찾아 왔어요’

살아야 했다. 그래서 동네 인근 알콜 중독자 모임(AA meeting)을 찾았다. 모임이 끝나고 문을 나서려는데 한 노인이 그를 막아서더니 등을 두드려주며 “잘 찾아온 거라”고 끌어안아 주었다.
 
“그 당시 내 꼬락서니를 보면 누가 봐도 잘 왔다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그 느낌이… 처음 만난 사람이 알콜중독이라는 공통점 하나로 나를 안아주는 그 느낌이 정말 따스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중독이 깊어지면 ‘고독의 병’이 된다고 한다. 스스로 원한 것도 아닌데 어쩔 수 없이 공동체에서 소외되는 순간 밀려오는 고독을 주체하기 힘들어 중독은 더 깊어진다고 했다.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격한 감정이 끓어오르는 그로 인해 인터뷰를 잠시 중단해야 했다.

“중독자였고 재활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내 살 길을 찾아야 하니까 교회를 나가기 시작했죠. 공동체 모임에 들어가 구역장으로 봉사하던 무렵 ‘하나님의 설득’이 시작됐습니다”

함께 구역예배를 하는 한 가정이 중독의 늪에 빠진 가장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었다. 어쩌다 교회를 나온 가장의 뒷모습에서 알콜·마약에 찌들었던 과거의 자신을 대면했다. 자신은 절대로 중독자가 아니라며 아내와 아이들 옆에 서 있는 가장의 음울한 모습이 눈에 아프게 박혔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오랜 세월 아내와 자녀, 장모가 감수해야 했던 그의 중독이 주위에 알려질까 전전긍긍했던 시기였다. 그것이 자신을 떠나지 않은 가족을 위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날 그 모습이 자신을 가두고 꽁꽁 묶었던 껍데기를 부숴버렸다. 곧바로 한인타운에서 한국어로 알콜 중독자(AA) 모임을 시작했다. 중독이라는 자신의 병이 치유되려면 어려운 사람을 도와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말씀을 따를 결심이 선 것이다.
중독 치료기간을 제외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는 마취과 의사이다. 사회생활이 불가능해 10년 간 일하던 병원을 그만뒀을 때는 절망의 심연에 빠졌지만, 중독에서 빠져나와 다시 다우니 인근 병원 마취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내겐 마약, 술 모두 ‘물’로 보입니다”

그는 집안 내력, 그러니까 알콜 체질(유전자)을 갖고 태어난 사람은 알콜중독에 빠지기 쉽고 헤어나기 힘들다고 말한다. 중독이 되기 전에야 의지력이 좌우할 수 있지만 중년에 접어들고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자기도 모르게 넘고 나면 그 다음은 걷잡을 수 없다. 호기를 부리는 수준을 넘어 지독한 탐닉에 빠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의 고백은 중독도 치료 가능하다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1930년대 정신과 의사 칼 융이 하나님을 만나지 않는 한 도저히 술을 끊을 수 없다고 했던 한 미국인 갑부에게 일어났던 ‘하나님의 간섭’이 있다면 말이다.
 

중독 치유·가정회복 사역 비영리단체
■ 길갈미션(Gilgal Recovery Ministry)

 


길갈미션 산하 ‘감사의 집’에서 홍종철 대표가 중독자들이 회복의 의지를 굳건히 하도록 사랑으로 감싸고 있다.

술, 마약, 도박 등의 중독으로부터 자유롭기 원하는 이들과 그 가족의 회복을 돕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GRM 프로그램으로는 중독자와 가족 회복을 위한 ‘화요모임’과 중독 치유를 위한 남성 공동체 ‘감사의 집’(3045 West Blvd. LA, CA 90016)이 있다.
 
‘화요 정기모임’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20분 마가교회(150 W. Jefferson Blvd. LA, CA 90007)에서 저녁식사로 시작한다. 예배와 삶 나누기, 기도 등 크리스천 12단계와 후원활동 프로그램을 통한 치유가 목표이다. ‘후원활동’이란 먼저 회복되어 안정을 이룬 사람과 새로 들어온 사람을 일대일로 연결해 회복의 길로 인도하는 프로그램으로, 중독자 가족이 서로의 삶을 공유해 함께 고통과 어려움을 치유 받는 프로그램도 동시에 진행한다.

‘감사의 집’(House of Thanksg-iving)은 3,000스퀘어피트의 주택에서 10~16명이 숙식하며 회복의 시작이 이루어지도록 돕는 갈갈미션 산하 중독치유 센터이다. 일과표에 의해 움직이며 점진적으로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